엔터이슈2010. 11. 24. 10:15






광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준결승전에서 또다시 한국팀은 중동의 저주를 이기지 못하고 쓰디쓴 고배를 마셨습니다.
부산, 도하 그리고 광저우까지 모두 3번, 준결승전에서 매번 중동팀을 만난 한국 대표팀은 이번에도 또다시 문턱을
넘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패한 결과보다도 경기가 끝난 후 올라온 박주영 선수의 아쉬운 사진 한장이 더욱 씁쓸하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통상적으로 축구 경기가 끝나면 상대편 선수와 유니폼을 바꿔입는 의례를 합니다.
격려와 수고했다는 의미도 있고, 평소에 흠모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도 들어있습니다.
축구 경기가 다소 격렬하고 거친 운동이지만, 경기가 끝난 후 최선을 다한 상대 선수에게 작은 예의를 갖추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올라온 사진중 박주영 선수가 유니폼 교환을 요청하는 상대선수를 뿌리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경기에서 패한 그 아픔 마음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단지 사진
한장만으로 모든 상황을 미루어 판단하는 것이 다소 위험한 일이기는 하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박주영 선수의
그 모습은 너무나 실망스러웠습니다. 



지난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우루과이 공격수 수아레즈에게 골을 내주어 쓰라린 석패를 당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 너무나 아쉬운 패배를 당한 한국 국가대표팀의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수아레즈는 평소 박지성의 팬이었기에 경기가 끝나자마자 동료선수들과 기쁨을 나누지도 않은채 곧바로 박지성
선수에게 달려가 유니폼 교환을 요청합니다.
비를 흠뻑 맞으며 경기를 한데다가, 한국 국가대표팀 주장으로서 패배에 대한 아픔으로 그 누구보다도 기분이 좋지
않았을 박지성 선수는 그래도 상대방 선수에 대한 예의를 끝까지 지키며 유니폼 교환을 해주어 세간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대인배다운 박지성 선수의 그 모습은 비록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끝까지 매너있는 모습으로 일관하여 이후로 오랫동안
회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박주영 선수에게는 대인배다운 박지성 선수의 모습은 없었습니다.
기량이나 실력은 피나는 노력으로 최고의 선수가 될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인 소양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패한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매너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박주영 선수가 실망스러운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매번 이런 아쉬움이 들때마다 박지성 선수의 빈자리가 커보이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스포츠정신을 망각한 박주영 선수의 모습을 보고 또다른 오해가 확산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준결승전 패배로 인해 박주영 선수가 군대문제 및 군면제를 받지 못한 것이 너무나 화가 나서
저런 모습을 보인 것이라 벌써부터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습니다.
경솔하고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박주영 선수가 비난을 받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겠지만, 지나치게
마녀사냥 식으로 몰고가는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의 발언 수위가 너무 아찔할 정도입니다.
박주영 선수가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입장을 표명할지는 모르겠지만, 해외에서 주전 선수로 뛰고 있는 만큼 본인
스스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좀 더 성숙하고 매너있는 모습을 선보여주기를 바래봅니다.
박주영이라는 축구선수를 동경하며 자라나고 있는 축구 꿈나무들도 있다는 사실도 잊지말았으면 합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