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10. 13. 07:00









<나는가수다>에 있어서 자문위원들은 자칫 예능프로그램으로만 치우칠 수 있는 나가수에 무게감과 전문성을 실어주는 중차대한
역할을 맡고있습니다. 제작진은 출연가수 선정 및 전체적인 프로그램 방향 등을 결정할 때 자문위원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반영합니다.
가수들의 경연이 모두 끝난 후 순위를 발표할 때도 담당PD가 아닌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기호 교수로 바뀐 이유도 좀 더 전문
성을 강조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자문위원들이 과연 나가수 프로그램에 꼭 필요한 존재이며 방송에 얼굴을 비쳐야 하는가라는 의문은 좀처럼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물론 나가수 제작진들이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기 위해 자문을 받아야 하는 그들의 존재는 분명해 보이지만, 구태여 가수들의 경연
이 끝나는 족족 자문위원들의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를 꼭 들어야만 하는 것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문위원의 존재가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서 필요존재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지만 구태여 그들의 의견을 시시콜콜 전해들어야만
하는 것인지, 나아가 그들의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 때문에 예상치 못한 논란이 야기될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감정마저도 멋대로
움직이고 제한하려는 그저 훼방꾼같은 존재로 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지난주 나가수 듀엣미션에서 윤민수와 함께 무대에 올라 <체념>을 선보인 이영현은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조금은 섭섭한 마음
을 가감없이 털어놓았습니다.
아마도 나가수 방송을 모니터 하면서 자문위원들의 예상치 못한 독설에 가까운 혹평을 듣고난 이후 적지 않은 실망과 함께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은 듯 합니다.


개인의 취향 존중합니다.
절대적 기준보단 상대적 만족이기에.. 이해하고 존중합니다... 고성으로 들리신 분들깬...
죄송해요..
사실, 듀엣으로 돋보이기 위한 멜로디 수정이나 전과 다른 분위기를 의도한 전체적인 편곡은 원작자인 제가 원하지 않았어요..
이와 함께 프로그램의 특성이나 관객의 성향 등등.. 또한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았어요..
단지.. <체념>이 갖고 있는 그 감정으로 윤민수씨와 저는 들려드리고자 했을 뿐입니다.

<체념>은 .. 솔직한 감정 그대로를 표현하려 했던 제 마지막 자존심이었기 때문에..
이제 막 헤어진 연인의 감정.. 둘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 더 중요했었습니다.
이러한 제 뜻을 바이브님께 어필한 것이.. 본의 아니게.. 저로 인해 씁쓸한 얘기로 돌아온 것 같아 마음이 무겁네요..
자신의 감정과 감성을 노래로써 최대한 표현하려고 한 저희들에게 더욱 잘하라는 응원 부탁드려요.
저희들은 여러분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새싹이....이... 이기엔 너.. 너무 크군요;; 헛;; ^^;;;;   (이영현 미니홈피 中)


미니홈피에 올려놓은 글로 미루어 보아 그녀가 애써 웃으며 글을 마무리 짓고는 있지만 자문위원들의 혹평을 들은 이후 얼마만큼
마음의 상처를 받았는지 어렵지 않게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이영현의 <체념>은 그녀가 직접 겪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곡입니다.
그저 뜬구름 잡 듯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감정을 써내려간 것이 아니라 이별에 대한 아픔과 눈물을 직접 겪은 후에 만든 곡이기
때문에 그녀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곡입니다.
가사 한줄한줄마다 그녀의 아픈 기억과 눈물이 담겨 있기에, 게다가 이 노래 때문에 대중들에게 큰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고마운 곡이기도 하여 이영현에게 있어서 <체념>이란 곡은 노래 그 이상의 가치를 품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존재자체와 분신과도 같은 곡을 기꺼이 윤민수를 위하여 함께 무대에 올랐던 그녀는,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오로지
있는 그대로 자신이 느낀 그 감정만을 청중평가단에게 가감없이 들려주기 위해 곡 전반에 크게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의도대로 윤민수와 무대에 함께 오른 이영현은 마치 이제 막 헤어지는 연인들의 아픔 마음을 대변이라도 해주듯 절규에 가
까운 열창으로 감정을 폭발시켰습니다. 너무나 무대에 열중한 나머지 노래가 모두 끝난 순간 서로를 마주보는 두사람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열정적인 무대를 지켜본 자문위원들의 평가는 생각외로 비참했습니다. 더군다나 윤민수보다는 이영현에게 좀 더
포커스가 맞춰진 혹평이 이어졌습니다.


김태훈 : 듀엣에 있어서 이영현씨가 아니라 좀더 여성스러운 보컬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장기호 : 고음역대에서 계속 두 사람이 힘들게 불렀다.
김현철 : 마치 부부싸움하듯이 소리를 질렀다. 그래서 가사가 무슨 뜻인지 도저히 알지 못할 정도로..
            그 정도까지 이 노래가 폭발의 미학을 강조해야하는 노래인가 그런 생각이 든다.


이영현이 왜 <체념>을 있는 그대로 불렀는지 자문위원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채 그저 눈에 보이는대로 귀에 들리는대로만 지극히
주관적으로 평가를 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성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노래이기에 남성 자문위원들이 공감을 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두사람이 왜 절규를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숨이 넘어갈 듯 미친듯이 고음으로 소리를 질러댔는지 그 이유에 대한 진지
한 고민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저 자신의 개인적인 취향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혹평일색을 늘어놓는 자문위원들의 평은 오히려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
었습니다.
이영현이 정말로 속상한 것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자문위원들의 혹평보다도, 자신이 왜 이 노래를 이렇게 부를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눈꼽만큼도 이해해주고 있지 못한 자문위원들이 너무나 답답하고 원망스러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슴속 깊은곳에서 복받쳐오르는 감정 없이는 절대로 소화해낼수도 입을 뗄수도 없는 노래이건만, 자문위원들은 그런 부분에 대
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가수다>를 통해 어떤이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기도 했지만, 누군가에게는 지우고 싶고 기억조차하고 싶지 않은 악몽같
은 순간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단서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나가수의 전반적인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자문
위원들입니다.  
과거 김영희PD가 나가수를 두고 남긴 말이 있습니다.
"피카소의 작품을 감히 누가 평가할 수 있겠는가? 나가수의 무대 역시 함부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대중들의 개인적 호불호를 가릴 뿐이다." 라고 밝히며, 경연에 참여하는 대한민국 대표가수들을 향해 쏟아지는 경솔하고
섣부른 음악적 평가에 대한 경계를 유난히도 강조하였습니다.
어느샌가 자문위원들은 음식점에서 점심메뉴 살펴보듯이 경연에 참여하는 가수들의 무대를 보며 즉흥적이고 자극적인 독설에
가까운 혹평을 심심치 않게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과연 가수들이 피땀흘려 준비해 온 무대를 섣불리 판단하고 가치를 매길만큼 떳떳하고 당당한 위치에 서 있는지
스스로를 다시 한번 돌아봤으면 합니다. 누군가를 향한 어줍지 않은 독설과 비평은 때로는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마찬가
지일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