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10. 16. 09:07








<불후의명곡2> 이번주에는 하모니카와 통기타 한대 그리고 목소리 만으로 수많은 명곡을 남겼지만, 어느날 갑자기 세상을 떠나
가버린 故김광석을 추모하는 특집편으로 꾸며졌습니다.
그가 세상과 작별한지 벌써 15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그를 기억하고 그의 노래가 변함없이 대중들이나 동료가수들
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더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故김광석의 주옥같은 대표곡들로 꾸며진 이번 경연에서는 강민경이 최종우승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1992년 발표된 3집앨범에 수록된 <잊어야한다는 마음으로>를 부른 강민경은 비록 노래 말미에 감정을 추스리지 못한채 가사를
잊어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긴 했지만, 시종일관 진심을 다하여 뜨거운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정이입에 충실하고 열창을 다한 끝에
알리의 2주연승을 저지하고 첫 우승의 영예를 가져갔습니다.

평소에 故김광석을 무척이나 좋아했고 동경했다는 강민경은 자신이 선곡한 <잊어야한다는 마음으로>를 방송에서 부를 수 있다
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영광스럽고 기분좋은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녀가 노래를 시작한 이후 한참 알앤비 기교에 빠져 있을 무렵 우연히 접하게 된 故김광석의 앨범을 듣고 무척이나 놀라웠다고
합니다.
김광석의 노래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만의 감성과 아름다운 멜로디에 흠뻑 빠져
버린 강민경은 이전에 그녀가 신적인 존재라 생각했던 몇몇 가수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故김광석의 노래는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잊어야한다는 마음으로>라는 곡으로 무대위에 선 강민경은 노래를 부르기에 앞서,
"아마 누군가를 잊어야할 때 그런데 잊혀지지 않을 때...
모두가 이런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라는 나레이션을 짧게 덧붙이며 노래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였습니다.
실제로 <잊어야한다는 마음으로>는 故김광석이 너무나 짝사랑했던 여인을 그리며 만든 곡입니다.
평소 마음에 품어두었던 여인과 우연한 기회에 한 방에서 밤을 지새우게 되었는데, 자고 있는 여인곁 구석에서 쭈그리고 앉아있
던 김광석이 창문밖 여명이 밝아오는 것을 지켜보며 성에낀 창문에 널 사랑해라는 글을 몰래 적고 지웠던 기억을 되살리며 만든
애틋한 곡입니다.
비록 이뤄지지 못해 너무나 슬프지만 풋풋했던 옛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며 차분하게 불러야 하기 때문에 故김광석의 그
어떤 노래보다도 감정을 추스리며 불러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게다가 음악평론가 및 동료가수들이 김광석의 노래중에 가장 완성도가 높고 완벽한 수작으로 평가하고 있는만큼 듣는이로 하여금
더욱 큰 기대를 걸게한다는 점에서 강민경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곡임에는 틀림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강민경은 자신의 진심을 담아 감정에 충실하였고 최대한 느낌을 살려 잘 불러주었습니다.
시종일관 눈물을 머금은 떨리는 목소리와 그녀만의 맑은 음색은 김광석의 노래와 생각 이상으로 잘 어울렸습니다.
흔히 있는 일은 아니겠지만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는 경연에서 누가 제일 잘 불렀느냐로 순위를 판가름 짓기란 상당히 난해하고
어리석은 일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노래는 오직 그 만이 불러야 제 맛이 나기 때문입니다.
모창을 잘하는 사람이든 아니면 가창력이 발군인 사람이든 김광석의 노래를 제 아무리 불러봐도 원곡의 느낌을 살려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김광석의 노래는 단순히 노래보다는 시의 느낌이 더 강하기 때문에 어설프거나 무리한 편곡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강민경이 최종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그녀의 순수한 진심이 평가단에게 잘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음악적인 역량과 가창력을 떠나 선택한 노래 속에 담겨있는 의미를 가장 잘 살려내었고 강약조절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또한 승부를 갈랐던 그리고 가장 백미였던 장면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노래 말미에 그녀의 손이 파르르 떨리며 불렀던 한소절이
었습니다.
"내 맘속에 빛나는 별 하나, 오직 너만 있을뿐이야."
혼신의 힘을 다하여 마치 가사 속의 주인공이 되어 울부짖듯 토해내는 강민경의 모습은, 평가단의 마음을 오랜시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으며 그녀에게 최종우승이라는 영예를 안겨주기에도 충분했습니다.
마지막 무대를 꾸민 알리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분명 훌륭한 무대였습니다.
박학기의 평가처럼 노래가 완벽하게 알리에게 맞춰진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흠 잡을 곳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선택한 노래는 원곡의 느낌이 너무나 대중들에게 각인이 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훌륭한 편곡이 마이너스가 된 것
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에 알리가 원곡 느낌 그대로 불러주었다면 결과는 충분히 바뀌었을 것입니다.

다비치로 활동하고 있는 강민경은 그동안 이해리에게 가려져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뛰어난 외모 때문에 분명 출중한 가창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크게 인정받지 못한 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하지만 <불후의명곡2>를 통해서 음악적인 역량과 숨겨진 가창력을 유감없이 펼쳐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은 것은 두번 다시
없는 행운이라고 봅니다.
얼마나 오랜시간 출연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승을 염두해두기 보다는, 다비치의 활동 속에서 평소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만의
숨겨진 또다른 매력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각인시켜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