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9. 12. 10:22



<라디오스타> 작가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도대체 특집 타이틀 제목을 억지로 만들어내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말이다.

이번주 라스는 '나 개랑 산다' 특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네 명의 게스트 중 조수미와 강타를 제외한 JK김동욱과 지오는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인물이었다. 지오는 개 특집인데 뱀과 악어를 데리고 나왔고 게다가 JK김동욱은 애완동물을 전혀 키우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섭외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조수미의 선택으로 JK김동욱이 섭외가 되기는 했지만 웬지 타이틀과 조수미를 먼저 결정해놓고 나머지 인물들을 급하게 억지로 끼워맞춰 놓은 느낌이 다분하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점은 얌전한 게스트들이 출연한 덕분에 이번주만큼은 라스가 방송된 이후 큰 잡음없이 조용히 한 주를 보낼 수 있었다는 것 정도로 위안을 삼아야만 했다. 

차라리 파격적으로 조수미와 JK김동욱 두 사람만 섭외를 했다면 어땠을까? 구태여 이번처럼 4명의 인원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다가 오히려 어정쩡하게 흘러갈 바에는 훨씬 나아보이며, 두 사람만으로도 한 시간의 방송분량쯤은 충분히 소화해내고도 남을만한 역량이 충분히 있었다고 본다. 


우선 아쉬움을 뒤로하고 방송내용으로 돌아와보면 알려진 바와 같이 특집에 걸맞는 조수미의 반려견 사랑은 역시나 지극하였다. 혹여라도 자신과 함께 사는 것이 반려견들에게 불행을 주지는 않을까 살고 있는 집을 개조하거나 아예 넓은 곳으로 이사를 감행하는 그녀의 지극한 사랑은 참으로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에게 여권이 별도로 있다라는 사실은 조수미를 통하여 처음으로 접하였는데, 예방접종과 위생상태가 꼼꼼하게 기재되어 있어 그녀가 공연을 위해 방문하는 전 세계를 함께 불편없이 동행할 수 있었다. 우스개소리로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생각마저 떠올리게 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화려한 무대를 마치고 내려온 이후에 엄습하는 허탈함과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그녀에게 있어서 반려견이라는 존재는 절대로 떼어낼 수 없는 말그대로 인생의 동반자임에는 분명해 보였다. 


과거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던 것처럼 1인 단독게스트 출연 방송에는 나왔지만 라스와 같이 여러 게스트들과 함께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조수미는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고 만족스럽다며 넘치는 의욕을 보여주었다.

바쁜 스케줄을 쪼개어 나온만큼 자신의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겠지만 웬일인지 소탈하고 시원시원한 그녀의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선뜻 하기 어려운 MC들의 부탁을 기꺼이 들어주기도 했는데 다름아닌 반려견 통키의 개인기를 선보이는 장면이었다. 조수미가 데리고 나온 통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음색에 맞추어 함께 부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어 단숨에 모두의 관심과 귀여움을 독차지 하였는데, 혹시나 모든 강아지들이 그녀의 노래를 듣고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닌지 강타의 강아지들을 안고 여러 차례 시도를 해봤지만 통키와 같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세계적인 소프라노가 강아지를 안고 노래하는 모습을 이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여러차례 시도하는 모습은 웃기기도 하고 생경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전혀 꺼리낌없이 MC들의 요구를 흔쾌히 들어주어 의외의 신선함마저 느낄 수도 있었다.


조수미에 반해 무려 네마리의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강타는 별다르게 보여줄 것이 없었다.

이미 <나혼자산다>를 통해서 애완견들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이 충분히 나온 이후였기 때문에 그다지 관심이 가지 못한것도 사실이었지만 특별한 개인기를 가지고 있지 않아 외면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타이틀과 전혀 맞지 않는 뱀과 악어를 데리고 나온 지오에게 관심이 쏠리기도 했는데, 테이블 위에 풀어놓은 뱀이 김구라의 무릎을 타고 정장속으로 들어가는 돌발상황이 나와주면서 간신히 지오의 체면을 살려주기도 했다.


 

 

 


시종일관 조수미는 JK김동욱에 대한 지극한 호감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남성들의 가슴에 난 털 이야기에 부끄러움과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그녀였지만 JK김동욱이 풀어헤친 셔츠를 직접 손으로 잡아당기는 모습을 시작으로 평소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착각할만큼 자연스러운 그녀의 스킨십은 모두를 놀라게 하였는데 정작 두 사람은 아무런 친분이 없는 상태였고 그저 한 두번 마주친 정도에 불과하여 놀라움은 배가 되었다. 반면 JK김동욱은 조수미의 돌발적인 스킨십에 놀라고 당황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주는 모습을 보였는데, 방송을 통해서 여친의 존재가 깜짝 공개된 그에게는 실례일 수 있겠지만 두 사람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단독게스트가 아닌 프로그램에 나온다는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조수미가 좀 더 편안하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름 컨셉을 잡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나온 것으로 보여졌는데, 아쉽게도 김구라를 비롯한 나머지 MC들은 단순히 나이많은 여성이 연하남에게 추근덕거리는 정도로 오해하는 바람에 그녀의 색다르고 도발적이며 재밌는 모습들을 더욱 더 끌어내는데는 실패를 해버렸다. 세계적인 유명인사라는 점이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웠을까?

조수미는 라스에 출연하기로 마음을 먹고 개엄마라 불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내려놓는 모습을 방송초반 자연스럽게 드러내 주었지만 웬일인지 네명의 MC들은 마음껏 그녀를 공략도 하지 못한채 그저 수수방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결과적으로 그녀의 무궁무진한 또 다른 매력들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여주지는 못하였다.   


그저 무탈하게 한시간 남짓의 방송을 잘 보기는 했지만 조수미를 불러놓고 이 정도 밖에 할 것이 없었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1년 스케줄이 미리 빼곡하게 잡혀있을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녀를 너무나도 운좋게 섭외하는데 성공하면서도 정작 그녀의 컨셉과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 방황하는 MC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안타깝기만 햇다.

비단 조수미가 세계적인 소프라노이고 유명인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타이틀을 제쳐두고 조수미라는 인물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보이고 있는 것을 제대로 눈치채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모든 아쉬움을 단번에 떨쳐버린 조수미와 JK김동욱이 선보여준 엔딩곡 <Time to say goodbye>은 늦은밤 위안이 되어주었다. 1996년 독일의 복싱 영웅 헨리 마스케 은퇴 경기 공연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이 곡은 안드레아 보챌리와 사라 브라이트만이 부른 것으로 유명하다. 

두 사람의 공연은 보챌리의 곁에서 그를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깊은 상처마저 어루만져주는 듯한 브라이트만의 미소와 따뜻한 시선이 자연스럽게 떠올려지는 아름다운 곡이다.


비록 작은 무대였지만 조수미와 JK김동욱의 엔딩 공연은 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한 공연이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의 천상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 내기에는 부족했던 조촐한 무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조수미는 주어진 무대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신의 파트가 끝난 후 JK김동욱의 주위를 맴돌면서 그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며 행복해하는 그녀의 표정은 단연 압권이었으며, 자연스럽게 곡의 분위기를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모습은 마치 한편의 오페라 공연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였다.

JK김동욱 역시 조수미와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완성해내었고 중저음 베이스 바리톤이 너무나도 환상적이라는 조수미의 찬사가 어울릴만큼 최상의 공연에 일조하였다.


매회마다 타이틀에 꼭 들어맞는 인물들을 섭외하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비단 이러한 문제는 라스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며 <해피투게더>나 <화신>도 겪고 있는 공통분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기존의 틀에 얽매여 억지로 특집 타이틀을 뽑아내고 그에 어울리지도 않는 사람들을 섞어놓고 썰을 풀어보라는 것은 너무나도 가혹해보인다. 

그나마 열악한 조건속에서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성심성의껏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 조수미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은 심정이다. 동반자로 여기는 반려견에 대한 사랑과 연애에 있어서 거침없는 솔직함과 당당함도 들을 수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 장소를 불문하고 주어진 무대위에서 변함없이 최상의 공연을 위해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조수미는 인상적이었지만 MBC 대표예능 프로그램인 <라디오스타>가 그녀의 매력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MBC 라디오스타>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