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9. 10. 09:04



SNS나 개인블로그를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요즘 사진을 찍어 올린 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일은 이제 너무나 일상이 되어 버린 모습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주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사진중독녀의 이야기는 혹시나 내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어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우선 고민사연자는 결혼을 약속한 자신의 여친이 데이트때마다 지나치게 사진찍는 것에 집착한 나머지 너무나 힘이 들어 고민이라고 밝혔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진을 찍고 다니길래 고민이 될 정도이며 방송출연을 감행하게 된 것일까?


고민사연자가 보기에 자신의 여친은 데이트를 하러 다니는 이유가 그저 커플사진을 찍기 위한 것일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여친이 정해준 장소에서 그녀가 정한 포즈를 취하고 만족할때까지 무한반복으로 사진을 찍고 다니기 때문이었다. 행복한 데이트는 고사하고 사진 속 고민사연자는 언제나 웃고는 있지만 현실의 그는 고통스럽고 죽을맛이었던 것이다. 사진에는 추억이 담겨있어야 했지만 사진을 찍는 것이 의무가 되어버린 지금 두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추억도 남지 못한채, 그저 오늘은 또 어떤 예쁜 장소에서 어떤 구도로 사진찍을지만 고민하다보니 어느새 데이트 자체가 고통스러운 일과가 되어버린 것이다.


모든 일에 있어서 도가 지나치는 것은 좋지 않다.

하지만 사진중독녀는 남친과의 데이트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보통 하루에 2~300여장의 사진을 찍는다고 하는데 상당히 많은 양의 사진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같은 장소에서 비슷비슷한 포즈로 수십장의 사진들을 주구장창 찍는 탓에 그저 여친이 원하고 지시하는대로 포즈를 취하고 웃어보이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지 오래였고 조금씩 지쳐갈 수 밖에 없었다. 한 번은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 퇴약볕이 내리쬐는 공원 한복판에서 맘에 드는 사진을 찍기 위해 3시간 가까이 서있던 탓에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쓰러질뻔한 적도 있다고 한다. 물론 당시 몸이 좋지 않았던 것이 문제이기도 했지만 열사병에 걸릴 정도로 여친의 지독한 사진중독은 도가 한참이나 지나친 상태였던 것이다.


사진을 찍는 일이 남들의 질타를 받을 일은 결코 아닐 것이다.

다만 고민사연에 등장한 사진중독녀의 경우 도가 지나친 것이 문제인 것이고 무엇보다 당사자인 남친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워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던 것이다. 혹여나 두 사람 모두 사진찍고 포즈 취하는 일에 있어서 조금도 힘들지 않고 행복하기만 하다면 문제될 일은 전혀 없을텐데 고민사연자는 여친이 너무나 사진찍는 일에 몰두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힘들고 지쳐가고만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커보였다. 

게다가 한 두번도 아니고 만날때마다 감동있게 보았던 드라마나 영화 속의 아름다운 한 장면을 두 사람이 그대로 재연하기 위해 사진찍는 것을 무한반복한다면 이것은 결코 행복한 추억으로 남겨지기 어려운 일이다.


사진중독녀는 젊은날 서로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두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고 자연스럽게 취미생활로 연결이 되어 즐기고 있는 것인데, 게다가 SNS에 사진을 올리고 나면 예쁘고 다정한 모습을 칭찬하고 부러워하는 주위 반응이 재밌고 신나기 때문에 더욱 열중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하루에도 수백장 사진을 찍는 것이 일상화되었으니 자연스럽게 그녀만의 예쁘게 사진찍는 노하우가 생기기도 했다. 실내조명이 대부분 예쁜 편이 아니기에 가급적이면 실내촬영은 피하는 편이고 봄/여름에는 흰색계열의 옷으로 화사하게 가을/겨울에는 긴 치마로 더욱 여성스럽게 연출을 하는 편이라고 했는데 사진찍는 것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확고하게 자리잡혀 있어 흡사 패션이나 사진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의 느낌이 다분할 정도였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

시종일관 두 연인의 오고가는 대화를 유심히 지켜보던 박준규는 속이 너무나도 답답했는지 '결혼하실거에요?' 라며 고민사연자를 향해 은근슬쩍 한마디 건넸다. 참으로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듯한 질문이었는데 물론 실례되는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오죽이나 답답했으면 그리고 고민사연자가 그동안 겪어왔던 고충이 얼마나 컸을까라는 안쓰러움이 가득 담겨있는 한마디가 아닐 수 없었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두 사람, 역시나 사진찍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여친의 최대목표는 자연스럽게 웨딩촬영에 집중되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여친은 웨딩촬영도 셀프로 할 것을 이미 작정하고 있었는데 일생 한번의 소중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여친이 또 얼마나 열정적으로 나서게 될지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리고 여친은 결혼후에도 그리고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지금처럼 열정적으로 사진을 계속 찍겠다라고 밝혔는데 박준규는 격한 감정을 숨기지 못한채 '미쳤네' 라며 한 숨을 푹 쉬며 또 한번 돌직구를 던져버렸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두 사람이 그동안 찍어왔던 사진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이 본인 위주로 찍은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속된 말로 남친은 그저 자신을 더욱 돋보여주기 위한 소품정도로 보일 뿐이었고 게다가 지나치게 포토샵으로 후보정을 한 탓에 실제 모습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었는데, MC들 뿐만 아니라 게스트로 출연한 모두가 지나치게 사진에 손을 댄 것에 격한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녀의 여리고 작은 얼굴을 부각시키기 위해 남친의 얼굴은 매번 희생당하기 일쑤였던 것이다. 그리고 제 아무리 추억도 좋지만 지나치게 인위적으로 추억을 만들어내고 있는 느낌이 문제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오히려 일반적이고 평범한 사진들은 특별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의외의 반박을 내놓기도 했는데, 도무지 가만히 참고 들을 수 없었던 박준규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라며 일갈을 가해버렸다.

여친의 발언에 한숨만 푹푹 쉬고 있는 고민사연자가 너무나도 안쓰럽고 측은한 나머지 박준규가 대신하여 일침을 가한것인데, 갑작스러운 박준규의 돌직구에 방청객들은 속이 다 시원했는지 박수를 치며 환호를 하였고 제대로 돌직구에 맞은 사진중독녀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물론 박준규의 서슴치않고 내뱉는 발언들이 조금은 지나쳐 보일 수도 있었지만 인생 선배로서 가감없이 그리고 지나칠 정도로 사진에 중독되어있는 그녀의 정신을 차리게 할 목적으로 속시원하게 던지는 돌직구였기에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속이 다 시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방송을 통해서 그녀의 직업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공간과 인물을 아름답게 연출하는 방법을 체득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그 분야로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그토록 사랑하는 연인이 자신의 취미생활로 인하여 힘들고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절대로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안타깝고 안쓰러운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내던진 박준규의 연이은 돌직구가 효과를 발휘했는지 사진중독녀는 앞으로 사진찍는 횟수를 줄여보겠다는 다짐을 하여 모두를 안심시켜 주었다. 젊은 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는 일도 좋지만 무엇보다 곁에 있는 연인의 행복을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박준규의 시원한 돌직구는 고민사연자의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되어 주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안녕하세요>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