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6. 10. 10:12



국내 촬영으로 전환된 <맨발의 친구들>은 해외 촬영때보다 재미라는 측면에 있어서 만큼은 멤버들의 부담이 확연히 줄어들면서 이전보다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어 나름 선전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앞으로 더 큰 악재가 기다리고 있어 벌써부터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전남 구례편은 누구보다 이효리의 활약이 눈부셨기에 첫 국내촬영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려워 보이고 그녀가 없는 강호동의 모습은 웬지 허전해 보일 것만 같다. 게다가 웃음의 중심축을 맡고 있는 유세윤이 자숙의 시간을 갖기 위해 프로그램에서 잠정 하차를 결심한 상태여서 다음 촬영부터 나머지 멤버들이 그 자리를 어떻게 메꾸게 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유세윤 대신에 은지원의 합류가 조심스럽게 수면 위로 떠오르고는 있지만 과거 강호동과 함께 <1박 2일>을 선두에서 이끌었던 것이 오히려 큰 부담으로 다가와 본인 역시도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는 못하는 것 같다.

차라리 은지원의 합류보다는 이효리가 고정멤버로 참여하여 강호동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편이 오히려 최선의 답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당사자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기에 이 역시도 쉽게 성사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음반활동도 어느정도 정리되어가는 시점에서 그녀의 예능 고정출연은 이상할 것도 없고 무리가 되어보이지는 않지만 이미 비슷한 컨셉으로 출연한 전력도 있고 장기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다는 주위의 의견들은 그녀의 합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이번주 방송분에서는 나머지 멤버인 윤시윤, 은혁, 김현중의 집에서 또다시 게임을 통하여 여행경비를 마련하는 모습이 그려졌고 드디어 본격적인 여정을 떠나는 모습도 함께 그려졌다. 

여정을 떠나기 전 세 멤버의 집에서 펼쳐진 게임들은 소재의 식상함을 이겨낼만큼 열정적으로 참여한 멤버들 덕분에 웃음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입바람을 이용하여 책장을 많이 넘기는 게임에서는 SM전자 은혁선풍기의 활약이 있었고, 손가락으로 이마를 밀어서 상대를 넘어뜨리는 게임에서는 강호동에게 처절한 패배를 당한 김현중의 절규와 몸부림이 폭소를 자아냈다. 멀쩡한 두 청년이 몸을 사리지 않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게임에 참여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잠을 잘 숙소로 결정된 김현중의 집에서 펼쳐진 깜짝 의상쇼에서는 파파라치 유세윤이 등장하여 예상치 못한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는데 벌써부터 그의 빈자리가 허전하게 느껴질만큼 내심 안타깝고 아쉬운 장면으로 남았다.

집이라는 협소한 공간속에서 펼칠 수 있는 게임은 극히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그 게임들은 그동안 다른 프로그램을 통하여 수도 없이 봐왔던 장면들이기에 시청자들은 식상함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과 여건 속에서 멤버들 각자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큼은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도 될 것 같다.


 

 


3주만에 멤버들의 첫 여정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전남 구례의 중기마을로 최종 목적지가 정해진 멤버들은 효리팀/종신팀 이렇게 두 팀으로 나뉘어 목적지까지 빨리 도달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그런데 이에 앞서 전남 구례에 도착한 멤버들이 시장에서 장을 보는 모습이 웬일인지 과감하게 생략되어 눈길을 끌었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구례 5일장과 마주한 멤버들의 장보는 모습이 1분도 채 나가지 못하고 빠른 편집으로 넘어가 버린 것이다. 무슨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아마도 제작진은 깊은 고심을 했던 것 같다.

전남 구례까지 내려가서 5일장이라는 좋은 소재와 멋진 그림을 마다하고 과감히 생략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아마도 2년전 <1박 2일>에서 구례 5일장이 자세히 소개된 바 있어 눈물을 머금고 이 부분을 편집한 것은 아닐까?

당시 이승기가 다녀간 구례 5일장은 큰 화제가 되어 이후 타지 사람들이 찾아오는 바람에 한동안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여행을 컨셉으로 한 예능프로그램이 이미 양대 방송사에서 큰 사랑을 받은 바 있고, 전국 각지의 좋은 장소와 소재들을 시청자들에게 빠짐없이 소개한 바 있어 더이상 <맨발의 친구들>이 세세하게 다룰 만한 여지가 없다는 것은 제작진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 듯 보였다.


하지만 맞서기도 전에 피해버린 느낌이 드는 제작진의 결정은 아쉽다.

전남 구례5일장을 포기하고 제작진이 방송 분량을 위해 선택한 것이 다름아닌 최종목적지에 먼저 도착하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온통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효리팀은 큰 어려움없이 차량으로 이동하여 이장님댁에 도착하였는데, 예상외로 히치하이킹을 선택한 종신팀이 먼저 도착하였고 스태프로 위장하여 반기는 모습이 보여졌는데 참으로 식상하고 허탈하기까지 했다. 이럴바에는 차라리 구례5일장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예상을 깨고 먼저 도착한 상대팀 때문에 당사자들은 큰 충격이고 놀라웠는지 모르겠지만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그리 반갑거나 놀라운 그림은 아니었다.

늘상 봐왔던 대결과 스태프로 위장하여 깜짝 놀라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에 구례5일장을 돌아다니며 장도 보고 특산물도 구경하면서 지역상인들과 호흡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현재 <맨발의친구들>이 그려나가는 컨셉은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를 완전히 벗어나거나 넘어서기는 어렵다.

두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아 소위 넘사벽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선점한 자의 유리함을 후발주자가 단시간내에 따라잡기가 어려울 뿐이기 때문이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이미 소개하고 다녀간 장소이기에 생략하고 넘어가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시점과 아이디어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시청자들의 호평도 이어졌을텐데 좋은 그림을 마다하고 오히려 구태의연한 악수를 선택한 제작진의 선택은 그래서 더더욱 아쉽기만 한 것이다.  


이제 시청자들은 무엇을 기대하고 볼 수 있는 것일까?

멤버들은 전남 구례 중기마을의 이장님댁에서 하루를 묵으며 직접 장을 본 식재료로 저녁을 해결해야 한다. 아마도 이들은 각자가 맡은 요리를 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그려질 것이고, 우여곡절 끝에 식사를 맛있게 한 뒤 잠자리에 들기전 또다른 게임을 펼쳐 벌칙을 받는 모습이 그려지지는 않을까? 물론 반전의 모습이 그려진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다른 것을 펼쳐보이기에는 이미 그들이 걸어온 발자취가 너무나도 뻔하다.


<맨발의 친구들>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의구심은 언제까지 계속되야만 할까?

차라리 해외에 나가서 생고생을 하면서 현지인들과 어울려 돈을 벌면서 자급자족을 한다는 컨셉은 재미면에 있어서 다소 뒤떨어지긴 하지만 그들만의 고유한 경쟁력과 특색으로 부각될 수 있었다. 그러나 구태의연한 게임을 통하여 여행경비를 마련하고 언제나 그렇듯 여행을 떠나고 식사를 해결하면서 또다시 게임으로 벌칙을 부여받는 반복적인 모습들만 선보인다면 시청자들이 그들을 곱게 봐줄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케케묵은 방법들은 과감히 버려라"

강호동을 비롯한 나머지 멤버들의 열정만큼은 이미 방송을 통해 보여진 것처럼 하늘을 찌를듯 기세가 대단하다. 어떤 환경과 여건을 갖다준다해도 그들은 피하지 않고 맞설 마음가짐이 되어 있다는 것은 이미 두 차례 해외촬영을 통하여 검증되었다. 이제는 그들의 열정과 기세가 꺾이고 사그러들지 않도록 제작진의 집중과 선택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케케묵은 방법들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으려 애쓰고 노력하기보다는 과감히 버리고 벗어나야 하는 것은 강호동이 아니라 오히려 제작진이란 사실을 하루라도 빨리 알아채기를 바란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SBS 맨발의 친구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