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1. 11. 11:33





미국의 홍보업체 레빈 커뮤니케이션즈 오피스의 창업자 마이클 레빈이 집필한 <깨진 유리창 법칙>이란 저서가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서적이라 책을 읽어보진 않으셨어도 이 법칙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마도 우리 속담중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와 비슷한 맥락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깨진 유리창 법칙>이란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실수나 결함들이 오랜 시간 고쳐지지 않고 방치되면 결국은 거대한 대기업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은 방송이 되기전부터 시청자들의 큰 기대와 관심속에 첫회 시청률이 20%를 상회할 정도의 무서운
기세로 월화극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극 초반 눈에 띄게 빠른 전개와 화려한 액션, 그리고 출연진들의 팽팽한 긴장감이 맞물리며 전편 아이리스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하늘을 찌를 듯 했습니다.
그러나 아테나를 향해 걸었던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회가 거듭할수록 오히려 실망감만 커져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간간히 등장하는 까메오들의 미친 존재감으로 근근히 버텨나가고는 있었지만, 이마저도 이제는 약빨이 떨어진 듯한
느낌입니다. 아니 오히려 까메오가 빠지고 난 이후, 주요 인물들로만 스토리가 전개되면서부터 여기저기서 지적과 질타가
끊임없이 이어져 나오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어제 방송된 아테나 9회에서, 레전드급 비밀요원 정우성은 국운과도 맞바꿀 정도로 사랑하는 여인의 체형조차
분간하지 못하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전해지자 시청자들의 분노와 어이없음은 극에 달하기 이르렀습니다.
드라마니까 어느정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일반인도 아니고 게다가 국정원 최정예요원 중 레전드라
불리우는 사나이가 이다지도 눈썰미가 없는 것은 무슨 이유를 갖다붙여도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비단 이 장면을 너그럽게 넘기지 못하고 게시판과 포털사이트를 통해 시청자들의 성토가 이어지는 이유는, 아테나의 스토리
전개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치명적이진 않더라도 어이없는 상황들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정도라면 작가가 시청자들의 소소한 지적과 질타까지 신경써가며 대본을 쓸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쳐도, 무리한 상황
전개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할텐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아테나는 방송이후 내내 유지하고 있었던 시청률 선두자리를 <역전의 여왕>에게 내주고야 말았습니다.
물론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 지나치게 억측스러운 설정들이 고쳐지지 않고 지속된다면 시청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다시말하지만, 지금 아테나가 시청자들에게 점점 외면당하는 이유는 드라마가 재미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어설프고 무리한 장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화려한 액션신만 내세운 채 무리한 설정과 어설픈 스토리 전개를 뜯어 고치지 않고 이후에도 오랜시간 방치해 둔다면,
아테나 역시 깨진 유리창의 법칙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것은 비단 누구의 잘못을 떠나서 고객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 기업이 종국에는 고스란히 책임져야할 몫입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