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1. 10. 11:34






새해를 맞이한 1박2일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하는 2편이 이어졌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특집이 3편까지 방송되는 것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의 원성도 높긴 하지만, 그래도 제작진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추운 겨울날 고생하며 만든 값진 결과물이기에 큰 불편함 없이 재밌게 시청했습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편에 이어 이번주 2편에서도 몇몇 장면들로 인하여 시청자들의 원성은 수그러들기는
커녕 오히려 커진 듯 보입니다. 물론 이러한 논란들 역시도 그만큼 관심갖고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시청자들이 있기에 가능한
행복한 논란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종민이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아마도 이 장면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가장 불편한 마음을 갖게 했던 것 같습니다.
김종민은 체감온도가 영하20도 밑으로 떨어지는 극악의 추위를 감수하고 온 몸을 던져서 바다에 입수하는 명(?)장면을 선보였
습니다.
1박2일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입수 장면이 더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방송을 통해서 강호동이 언급한 것처럼 얼음을
깨고 계곡물에 몸을 담그는 것과 차디찬 겨울 바다에 뛰어드는 것은 차원이 다른 고통을 감수해야 합니다.
다행히도 입수전 충분히 몸을 푸는 김종민의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도 했지만 이왕 뛰어드는 거 남자답게 뒷말없이 깔끔하게
해주었으면 하고 내심 큰 기대도 걸었습니다. 
물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입수과정까지 억지스럽지 않았으며 재미와 함께 방송분량도 충분히 나왔습니다.
처음에 어정쩡하게 뛰어든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김종민은 다시 한번 파도에 온 몸을 맡기며 파트너의 점심을 위하여 큰 희생을
감수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김종민 입수 이후에 제작진의 과한 자막 처리였습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제작진은 지나친 자막 남발로 김종민이 차가운 바다에 입수하는 감동(?)적인 모습을 본의아니게 퇴색시켜
버렸습니다. 순수하게 파트너의 점심을 위해 몸을 던진 김종민의 마음을 마치 다른 의도가 있었던 마냥 훌륭하게 재구성해
준 것입니다.  



결국 파트너의 점심을 단순히 확보하기 위한 벌칙이 아닌, 새해를 맞이하여 김종민의 기를 제대로 한번 살려주겠다라고 다짐이라도 한 듯 온갖 미사여구를 섞어가며 그를 응원한 나머지, 오히려 김종민이 바다에 입수하게된 것 자체가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까지도 나오고 있는 형국이 되버렸습니다.

좋습니다.
멤버 중에 누군가가 슬럼프에 빠져서 허우적거린다면, 그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기회를 주고 새해를 맞이하여 그가 좀 더
기가 살 수있도록 제작진이 배려한 것은 애청자로서 찬성입니다.
하지만 제작진의 너무 큰 배려때문에 오히려 더욱 큰 부담감만 떠 안은 것은 아닌지 오히려 염려가 될 지경입니다.
한 회분 최선을 다해 몸을 던져 얼음장같은 바다에 입수함과 동시에 제작진의 큰 배려로 잘하겠노라 호언장담하는 자막까지
내걸어주었다고 해서 지금 당장 김종민이 1박2일에서 큰 존재감을 보일 수 있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김종민을 향한 시청자들의 애증어린 시선과 불신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상처는 곪기 전에 짜내고 드러내야 한다지만, 전후사정 살피지 않고 섣불리 드러낼려다가는 오히려 더욱 덧나고 종국에는 치료
하기 어려워 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예능 슬럼프에서 허우적거렸던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던 만큼, 시청자들이 그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온전히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는 더욱 많은 인내의 시간이 요구됩니다.
한번의 눈물겨운 희생과 반전의 기회를 통해서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가 좀 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
도록 애정을 갖고 곁에서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작진의 과한 김종민 사랑이 오히려 그를 차디찬 바다에 한 번 더 빠뜨리게 만든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던간에 김종민은 온 몸을 던져 차가운 바다에 입수함으로써, 파트너의 점심도 챙겨줌과 동시에 새해를 맞이하여 묵은 때를 벗고 굳은 다짐까지 선보이며 시청자들 앞에 다시 한번 우뚝 설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이하였습니다. 
그가 스스로의 결정이건 아니면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강요로 인하여 또다시 홀로 얼음장 같이 차가운 바다에 빠지는 일이 없길 바라며, 혹시라도 다시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던져지더라도 외면하지말고 그의 손을 함께 잡아주었으면 합니다.
우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애써 웃음지어보이는 김종민이 아닌, 힘들고 괴로울 때 떳떳하게 다른 사람 눈치보지말고 시원하게
울 수 있는 그런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