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9. 12. 29. 11:37



<스토브리그 5회 줄거리 리뷰>





하루 사이에 50만 달러에서 두 배나 오른 용병의 몸값.

150km넘는 구속을 편하게 던지는 투수의 몸값치고는 저렴한 편이지만 애초에 잠정 합의됐던 금액을 에이전트에서 갑자기 변경한 것을 백승수(남궁민) 단장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변수를 확인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는데 용병의 몸값이 갑자기 오른 이유는 펠리컨즈 오사훈 단장 때문이었다. 드림즈보다 넉넉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팀에 꼭 필요한 포지션을 찾기보다는 그냥 닥치는대로 잘하는 선수를 영입하는데 급급한 것이 오사훈 단장의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상대편이 간절히 원하는 선수를 중간에서 컷하여 가로채는 것도 그의 스타일이다. 바로 이번처럼.


오사훈 단장님 내기하실까요?

귀국길에서 웃는게 누군지?


우리가 마일스 데려갈 수 밖에 없는데 그 내기 하시죠.





백단장의 긴급 요청을 전해받은 권경민(오정세) 상무. 영입 경쟁을 펼치고 있는 펠리컨즈 구단이 제시할 수 있는 맥시멈 금액을 은밀하게 확인한 뒤 고강선 사장에게 오퍼에 대한 최종 컨펌을 지시했다. 아주 애매모호하게. 줄 것처럼 하면서 결국엔 가져가지 못할 딱 그 선까지 말이다. 


우리 밀어줄때는 밀어줍시다. 통 크게 90만달러. 


근데 상무님 90만달러까지 허락하신거요. 

10만달러 차이면 혹시 백단장이 그 용병 데려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사장님 큰일날 소리하시네. 

우리가 마치 백승수 단장이 실패를 기원하는 사람처럼 그렇게 말씀을 하고 그러시네. 우리는 지금 생각보다 많은 지출을 감수하면서 백단장을 응원하는거 아닙니까. 용병이에요. 10만달러 차이 작은거 같죠? 용병은 돈이 다에요. 





지연 학연도 없는 낯선 타지에서 용병에게는 돈이 전부겠지만 백단장은 10만달러 정도의 차이라면 다시 접촉해서 설득할 만한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마일스를 다시 만난 승수.

비록 드림즈가 10만달러를 적게 주지만 선발투수 보장과 함께 중간에 교체되는 일이 절대 없도록 계약서에 추가적으로 명시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우리 팀에서 보장받은 1년을 괴물투수 마일스의 쇼케이스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은데요. 지금 10만달러를 더 받는건 나중에 가서 큰 의미가 없을 겁니다. 


더도말고 딱 1년이면 된다.

어차피 승수에게 주어진 시간은 1년이다. 그 안에 우승을 시키든 해체를 당하든 단판승부를 내야만 했다.  





하지만 마일스를 간신히 설득해 놓았다고 생각한 그 순간 귀신같이 오사훈 단장이 나타나 그와 계약을 해버렸다. 


단장님이 마일스한테 얘기한 내용들 좋은 얘기들인거 같아서 우리도 계약서에 보장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진짜든 아니든 마일스가 믿으면 그걸로 된거죠. 생각해보세요. 백승수 단장이 말하면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제가 말하면 바로 OK하는지. 


돈을 더 주는 이면계약이겠죠.


승수의 예상대로 광고를 찍어서 돈을 더 얹어주겠다는 딜이 오간것이었다. 용병에 대한 오퍼 상한금액이 100만달러로 제한되어 있으니 편법을 통해 그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말이다. 단순히 10만 달러 차이뿐이라고 접근했던 것이 큰 착오였다. 애초에 자본력이 열악한 드림즈에게 승산이 없었던 게임이었다. 


돈이 없어서 졌다. 과외를 못해서 대학을 못 갔다. 모두가 같은 환경일 수가 없고 각자 가진 무기 가지고 싸우는건데 핑계대기 시작하면 똑같은 상황에서 또 집니다. 우린 오사훈 단장에게 진 게 아니라 그냥 주어진 상황한테 진 겁니다. 


마일스를 펠리컨즈에게 빼앗긴 백단장은 2순위로 생각했던 용병 역시 바이킹스에게 우선권이 있었기에 그 마저도 무산되어 버렸다. 






야구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고 관련 내용의 통역도 차분하게 잘했던 현지 코디네이터 로버트 길. 악수를 해보니 영락없이 투수의 손을 가지고 있는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니 바로 길창주(이용우) 선수였다. 


메이저리그 9승 투수로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커리어가 중단되었지만 그는 아직 은퇴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 열악하지만 개인 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었다. 


이세영(박은빈) 운영팀장과 백단장은 길창주 선수의 투구를 몰래 지켜봤다. 영입 1순위였던 마일스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 구속과 제구력도 수준급이었다. 얼마를 원할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데려가도 3선발 이상을 맡겨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길창주 선수에게는 말 못할 사정이 있었는데 바로 조국을 등진 남자였다. 현재 미국 국적인데다 국적을 회복하기도 어렵고 협회에 징계가 걸려있어서 돌아간다해도 활동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제가 미국으로 오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징계 문제를 해결한다해도 저는 그저 병역을 기피한 죄인일 뿐입니다. 심장이 좋지 않았던 아픈 아내를 혼자 두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군대를 갈 수가 없었습니다. 만약 그때 돌아갔더라면 아내는 지금 제 곁에 없었을 겁니다.  


물론 사정을 알고 있던 당시 팬들 대부분이 길창주 선수가 미국으로 귀화해도 이해한다는 반응이 우세하긴 했다. 그러나 이유야 어찌됐든 병역 기피를 했던 것은 선택의 문제였을 뿐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었고 타인에게 박탈감을 안겨준 것도 사실이니 이제와서 용서나 이해를 구하기가 망설여졌다.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촉박한 승수는 지체없이 협회를 통해 길창주 선수가 돌아가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징계조치 해제를 사전에 요청하였다. 이제 당사자를 설득하는 일만 남았다.





이세영 운영팀장으로부터 길창주 선수의 영상을 전해받은 드림즈 감독과 코치진 그리고 양원섭 스카우트팀장. 투수코치와 수석코치는 회의적이었지만 원섭은 가능성을 엿봤다.


시즌 내내 욕먹으면서 야구할거에요?


야구 못해서 욕 먹는건 안 무섭구요? 

저희 야구 못해서 욕먹는건 그만하고 차라리 다른 걸로 욕먹죠.


그리고 감독은 더 큰 희망을 보게 되었다.


저거보다 좋은 용병 100만달러 주고 데려올 수 있을까? 난 없을거 같긴 한데.





연봉은 50만 달러를 제안합니다.


백승수 단장이 길창주 선수에게 제시한 금액은 여러 상황을 종합한 뒤 내린 결론이었다. 길창주 선수는 아직 다른 곳에서 오퍼를 받지 못했고 그를 한국으로 데려갈 경우 비난 여론도 감수해야했다. 물론 시즌이 시작되면 그를 데려온 이유를 모두가 이해하겠지만 그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50만달러에 데려왔다고 하면 명분이 강화될 것이고 비난 여론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드림즈는 애초부터 50만달러에 15승을 올릴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선수를 목표로 했으니 구단에서도 백단장을 나무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창주는 선뜻 싸인을 하지 못했다. 

여전히 병역기피에 대한 죄스러운 마음이 남아 있었고 용병으로 돌아간다면 길창주가 아닌 로버트 길로 뛰어야 하는데 부모님한테 큰 죄를 짓는 일이어서 망설이고 있었다. 게다가 결국 안되니까 돌아왔구나 라는 비아냥 섞인 시선이 가장 두려웠다. 


그러나 그는 뭔가 착각하고 있었다.

성적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단지 병역을 기피했다는 사실 때문에 공공의 적이 되어 버린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에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그의 생각은 큰 착오였다. 


아무한테도 미움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다면 저는 길창주씨가 정말로 절실한건지 모르겠네요. 저는 절실한 선수의 공을 기대하고 제안을 한 겁니다. 길창주 선수 절실한 이유가 정말로 없습니까? 





나 다시 야구할 수 있게 됐어.


창주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아내와 뱃속의 아기만을 생각하며 모든 것을 감수하기로 결심을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백승수 단장은 점 찍어놨던 용병들 대신 생각지도 못한 묻혀있던 보석을 발굴하여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제가 내기하자고 했죠.

우리가 먼저 웃게 될거라고. 기자회견을 잡아놨으니 먼저 나가시죠.


노이즈마케팅 즐기시나봐.


승수의 말대로 공항에는 길창주 선수를 취재하러 나온 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물론 환영이 아닌 물고 뜯을 생각으로 가득한 이들 뿐이겠지만.


고개 들어요.

수만 관중앞에서 마운드 위에서 공 던지려고 온거 아닙니까? 이 까짓거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로버트 길 드림즈 입단 기자회견.

예상대로 기자들은 길창주 선수를 향해 날카로운 질문들을 쏟아냈고 보다못한 세영은 선수가 입단 결정을 내리기까지 쉽지 않았음을 대변해 주었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길창주 선수는 화려한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 책임감 있는 가장이었고 과거를 부끄러워하고 후회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기회가 적은 미국에서 한국에 돌아올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은 그것 때문이었고 저희가 설득했습니다. 





장래가 촉망받는 어린 선수가 있었습니다. 

청소년 국가대표 에이스로 경기에 나와서 예선 2경기 포함 총 4경기를 던집니다. 준결승전 승리투수였는데 결승전에는 구원투수로 나와서 팀은 우승을 하고 안타깝게도 팔꿈치 인대를 다칩니다. 그 상태로 미국에 가서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에 전념하다가 재활이 끝나고 성적이 나오고 마침내 인정을 받습니다. 그런데 군대를 가야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이제야 겨우 메이저리그에서 주목받는 신인선수가 됐는데 말입니다. 그 무렵 여론조사에서는 귀화를 해도 이해한다는 응답이 전체 70%가 나옵니다. 


메이저에서 주목을 받았고 여론에서도 괜찮다고 했으니 병역기피도 모자라 국적까지 바꿔버린 그를 이해해달라는 말일까?


물론 정당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길게 돌려서 얘기하는거겠죠? 그 여론조사를 너무 믿어서인지는 몰라도 귀화를 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나서는 다시 또 팔꿈치 부상이 도집니다. 결국 그렇게 팀에서 방출이 되고 야구 커리어가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과거를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며 돌아온 길창주 선수가 원하고 바라는 것은 한가지 뿐이다. 


길창주 선수는 청소년 국가대표 2회 WBC대회 2회 총 네번의 국가대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총 네 번의 국가대표 이력을 가진 길창주 선수에게 다른 용병들과 동등하게라도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길창주가 아닌 로버트 길이 마운드에 올라가는 겁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그가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한 번만 달라는 것이었다. 물론 용병으로서 길창주가 아닌 로버트 길로 말이다.





최선을 다해 길창주 선수를 변호한 백승수 단장 덕분에 회견장은 어느 정도 설득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뒷 편에 앉아 있던 기자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졌다. 


용서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지금이라도 군대에 가는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누구도 쉽게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스토브리그 6회 줄거리


미국에서 문제있는 애 데리고 왔어?


잘난 놈이면 50만 달러에 왔겠어요.


우리 아픈데를 계속 찌르면서 그게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할텐데 


단장님이 저를 왜 데려왔는지...


누가 누굴 돕습니까? 각자의 자리에서 남들만큼만 해주세요.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어떻게 이런식으로 찍어누릅니까?


똑똑한 분이 왜 되물으실까 싶어 얘기하는데요. 꼭 그렇게 해야겠다는 구단주 우리 그룹의 의지입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