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4. 20. 08:07






<남자를 믿었네> 36회에서는 현수(김동욱 분)와 정민(홍수아 분)의 연인사이가 한 순간에 천국과 지옥을 오고가는 극과극의 상황
이 연출되면서, 두 남녀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정민은 임신을 하긴 했지만 현수가 이렇다 할 만한 결혼계획도 없이 시간만 보내는 것이 내심 불안합니다.
자신을 아끼고 염려하는 현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는 있지만,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불안정한 나머지 현수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내는지 온 신경을 집중하느라 지칠대로 지쳐 있었습니다.
 
그런 현수가 드디어 정민에게 조용히 그리고 진지하게 프로포즈를 합니다.
"나 시나리오 계약하면 우리 결혼하자. 우리집이랑 너희집 가서 결혼 승낙 받고 식 올리는걸로 하자" 라며 정민이 그토록 기다리고
듣고 싶어했던 달콤한 얘기를 들려줍니다.
감격에 겨워 쉽게 믿지 못하는 정민이지만, 여전히 그녀는 철없기만한 반응을 보입니다. 변변치 못한 장소에서 프로포즈하지 말고
시나리오 계약하고난 후 원고료받으면 멋진 레스토랑가서 폼나게 다시 프로포즈 해달라며 조릅니다.
결혼하려면 돈 아껴야 한다며 눈을 찡긋하는 현수지만 그런 정민의 투정섞인 애교가 싫지만은 않은 눈치입니다.  


현수의 프로포즈에 그동안 불안하고 초조했던 정민의 마음은 눈녹듯이 사라져버립니다.
"사람들이 행복해서 눈물난다는 말 잘 이해 못했는데, 이젠 그거 알거 같애.
나 사실 자기가 아무런 약속도 기약도 해주지 않아서 겁나고 답답했거든. 나 혼자 버리고 도망갈까봐.
그런데 아니란거 알았으니까 이젠 나혼자서도 지낼 수 있어. 참을 수 있어"

그동안 정민은 현수가 일을 할때마다 수시로 전화해서 확인하고 때로는 집으로 그를 불러들였습니다. 이혼녀라는 자신의 처지때문에 그리고 현수가 자신에게 지쳐떨어져 나갈까봐 언제나 노심초사하는 그녀였습니다.
자신을 버리고 도망갈까봐 걱정만 한가득 이었는데, 그런 현수가 자신에게 정식으로 프로포즈하고 결혼하자는 얘기를 해주니
이제는 혼자서도 잘 지낼수 있다며 천진난만하기까지한 환한 웃음으로 답해줍니다.


언제나 살얼음판을 건너는 것처럼 조심스러웠던 현수와 정민의 관계.
실로 오랜만에 둘 사이에는 행복이라는 이름하에 평온이 찾아온 듯 하지만, 두사람의 행복한 순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산산조각이 나버립니다.

현수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기 위해 마트에 들린 정민은 갑자기 입덧이 심해지는 바람에 직접 장을 보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어쩔 수 없이 정민은 이번에도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경미(이다인 분)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합니다.
경미의 도움으로 장을 보고 함께 집으로 들어온 정민은, 대신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경미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건넵니다.
그런데 오지랖 넓기로 유명한 경미는 별 생각없이 그동안 두사람의 관계를 지켜보면서 느껴왔던 일련의 소감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습니다. 더불어 현수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보란듯이 정민 앞에서 늘어놓습니다.


"너 혹시 현수 좋아하니?" 라고 별 생각없이 던진 정민의 질문을 시작으로, 오지랖 경미는 곧이 곧대로 평소 그녀가 현수에 대해 가
지고 있던 느낌들을 고해성사 수준으로 털어놓습니다.
"그럼요. 오빠가 얼마나 친절하고 좋은 사람인데요. 겉으로는 무뚝뚝해보이고 말도 좀 시니컬하게 해서 차가운 사람처럼 보이는데
실은 안그래요. 알고보면 착하고 따뜻한 사람이에요. 자신의 따뜻함을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그걸 빨리 자각하면 좋을텐데.. 그럼 마음속에 있는 말보다 더 독하게 하는 그런 말들 사라질텐데. 웃는 모습도 지금보다 더 귀여울꺼고. 그렇죠?"

정민이 어떤 인물이며 얼마나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란것을 분명 경미는 알고 있을텐데, 전혀 꺼리낌없이 본인의 생각만 솔직하게
모두 얘기합니다. 눈치 제로인 사람도 경미의 말만 들으면 그녀가 얼마만큼 현수를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눈에 훤하게
보일 정도인데, 정민에게 좋게 보일리는 만무합니다.
가끔 경미를 보고 있으면, 누군가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을만큼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여자로 보이지만, 때로는 본인의
말과 행동하나로 다른이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을 전혀 자각하지 못할때도 있어 아슬아슬합니다.

경미가 현수의 얘기를 하면서 활짝 미소짓는 모습이 영 불편했던 정민은,
"너 진짜 웃기는애네. 니가 현수씨에 대해서 알면 얼마나 안다고 잘난척 아는척이야.
겨우 가짜애인 몇번 해준거 가지고. 너 다신 우리집에 오지마." 라고 쏘아붙이며 그 길로 음식을 싸들고 현수에게 달려갑니다.

도무지 정민이 왜 화를 내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경미에게 까페 동료는 진심어린 충고를 합니다.
"세상에 어떤 여자가 자기 남자에 대해 꿈꾸듯 이야기하는걸 좋아하겠냐. 나보다 내 남자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있는데 경계심 생기지. 그리고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여자한테 더 약하고"
실제로 정민은 자신과는 다르게 현수를 배려하고 챙겨주는 경미가 무척이나 신경쓰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해도 될일을 보란듯이 경미에게 부탁할때도 때로는 윽박지를때도 있었습니다. 마치 "이 남자는 내 남자니까 너는 신경꺼"라는 식으로 현수를 향한
정민의 사랑은 경미앞에서는 좀 더 위축되고 조심스럽습니다.    


경미와 신경전을 펼친 이후여서 평소보다 훨씬 예민해져 있던 정민은 현수가 자신이 싸들고온 음식을 쳐다보지 않고 일에만 집중
하는 모습에 갑작스럽게 화가 치밀어 올라 바닥에 음식을 내동댕이쳐 버리고 소리를 질러댑니다.  
"이딴거 해오면 뭐해. 쳐다보지도 먹지도 않는데" 하며 정민은 쌓여있던 분노를 한순간에 터뜨려 버립니다.

"내가 언제 안먹는다고 했냐? 조금 있으면 끝나니까 이따 먹는다고 했자나." 라고 현수는 변명을 해보지만,
정민은 자신의 얼굴이 꼴보기 싫은거라며 말도 안되는 억측을 늘어놓습니다.
일 때문에 바쁜 현수의 입장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은채 오로지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는 정민의 태도는 변한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야! 하정민, 이런식이면 나 너랑 못살아. 내가 어떻게 살겠냐. 도대체 나보고 어떻게 하란 얘기야"
드디어 참고 참았던 현수가 분노를 폭발시킵니다.
그런데 정민은 뜬금없이 자신이 이혼녀이기 때문에 현수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버립니다. 그리고 경미가 현수를 좋아한다고 멋대로 단정지어버리고 현수에게 대뜸 그녀와 나누었던 얘기를 쏟아부으며 또다시 몰아붙이기 시작합니다.
"한경미한테는 따뜻한 얼굴이랑 미소 많이 보여줬나보지?"


터무니없는 억측과 자기주장만 앞세우는 정민의 태도를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현수는 둘의 관계를 끝내려는듯, 그동안 가슴속
깊이 묻어두고 끙끙 앓기만 했던 속내를 한번에 내뱉어버립니다.
"내가 그동안 너한테 질질 끌려왔는데, 내가 도대체 너한테 뭘 얼마나 잘못한거냐? 니가 자꾸 나한테 잘못을 했다고 주장을 하니까
나도 어느새 쇄뇌가 되버려서 내가 진짜 잘못했나보다 생각했는데, 너는 니가 나한테 잘못한거는 생각못하고 내가 너한테 잘못한것만 생각나냐? 나 화날때도 니가 화낼까봐 니 눈치만 봤다고, 근데 이젠 못해 진절머리나 지겨워 진짜"

돌이켜 생각해보면 현수가 그동안 정민에게 대해왔던 것들은 사랑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사랑하는 감정이 한순간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급작스럽게 돌변하는 정민의 성격변화와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거짓말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서서히 현수에게는 사랑보다는 책임감 하나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느낌입니다.

다음편에서는 정민의 임신에 대한 진실이 서서히 밝혀집니다. 과연 그녀가 현수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용서를 구할것인지,
아니면 언제나 그래왔듯이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말을 늘어놓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