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0. 12. 30. 10:11





작은 품안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보면 넘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지나친 욕심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틀리지 않음을 세상살아가다 보면 어렵지 않게 몸소 느낄 수 있습니다.
어제 SBS 가요대전은 아마도 너무 과한 욕심을 부린 탓에 소중한 것을 놓치고 만 것이 아닌가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참 많은 가수들이 무대에 섰습니다.
그만큼 올 한해를 빛낸 가수들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가수들이 나오다보니 특정 가수의 무대가 편집되어 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SBS가 지나치게 과한 욕심을 부린 듯 탓에, 그로 인한 희생양도 불가피하게 나올 수 밖에 없었나 봅니다.



SBS 가요대전 1부의 휘날레 무대는 힙합계의 대부 타이거JK와 슈프림팀의 무대로 꾸며졌습니다.
힙합을 즐겨듣는 매니아는 아니지만, 그들의 열정적이고 좌중을 압도하는 무대는 언제나 반갑고 기대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해
준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아이돌 일색인 요즘 가요판도에서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타이거JK와 슈프림팀의 무대는 1부의 휘날레를 장식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반가운 마음도 잠시, 생방송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갑작스럽게 그들의 무대가 중간에 편집되어 버렸습니다.
하던 일도 잠시 멈추고 그들의 무대를 지켜보던 저로서는 아쉬움을 넘어서 황당하기 그지 없더군요.
마치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과 함께 불쾌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생방송 시간을 맞추는 것은 무대에 오른 가수들만큼이나 제작진에 있어서 중요한 일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화가 나는 것은 사람이기에 어쩔 수가 없더군요.
그들이 인기 아이돌이 아니어서 웬지 무시당한 것 같은 느낌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진정 슈퍼스타는 마지막 휘날레 무대에 등장한다지만, 그들은 단순히 1부에서 2부로 넘어가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피해의식을 느낀 것일까요? 하지만 당시 심정은 그 정도로 밖에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제 기분이 이러하니 타이거JK의 부인인 윤미래의 심정은 오죽했을까요.
그녀는 마치 제 이런 심정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 트위터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습니다.
물론 경솔하고 다소 성급한 발언임을 이내 인정하며 급사과의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윤미래의 발언을 보며 속시원했습니다.
타이거JK가 생방송의 묘미임을 그리고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고생한 스탭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는 글도 함께 올라와,
윤미래의 트위터 발언과 급사과의 글로 일단락 되긴 했지만, 평소 눈물이 많기로 소문난 그녀가 남편을 끌어안고 속상해하는
모습이 그려지더군요. 

생방송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편집은 피할 수 없는 상황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아이돌 중심의 무대를 꾸미려다보니, 그리고 너무 많은 가수들을 무대에 서게하여 그들의 잔치가 대단함을
과시하다보니 몇몇 가수들은 마치 중간중간 빈 틈을 메꾸기 위해 그리고 구색을 맞추기 위해 들러리로 선 것은 아닌지 웬지모
를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무대에 오른 가수들의 무대는 인기여하를 막론하고 모두 소중합니다.
그런 소중한 무대가 SBS의 지나친 욕심과 과시욕으로 인해 특정 가수가 피해를 받고 굴욕당하는 일이 또다시 생겨서는 안될 것입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