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7. 2. 3. 12:12



tvN <인생술집>이 19금 전환과 함께 에릭남이 새롭게 MC로 합류하면서 첫 선을 보였다.

제작진으로서는 술자리를 컨셉으로 방송을 한다는 것과 사석에서나 오고갈법한 거침없는 썰들이 난무하는 자리를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심적으로 부담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우선 반응은 생각 외로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전체적인 포맷의 흐름은 이전과 크게 차이는 없었다.

오히려 19금을 의식하여 새로운 장치들을 넣으려고 애를 썼다면 조화롭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 마음이 참으로 간사한 것이 그동안 껄끄럽고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들이 19금 전환으로 바뀌면서 조금은 너그러이 볼 수 있게 되었다.   


처음 <인생술집>이 19금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때만 해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표면적으로 청소년 시청불가를 내건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청소년 뿐만 아니라 모든이에게 음주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은 앞으로 제작진이 해결해야할 난제로 남을 것이다. 




 


제작진과 MC들 게다가 게스트까지 똘똘 뭉쳐 아주 작정을 하고 야심찬 첫 방송을 내보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19금 전환의 첫 게스트로 이다해와 윤소이가 맞물린 것은 신의 한수였다.

제작진의 의도가 다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전부터 19금으로 언제쯤 전환을 해야할까 시기를 고민하던 차에 두 여배우의 화끈한 입담이 포착된 것으로 보인다. 화끈한 입담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신동엽과 탁재훈마저도 넉다운 시켰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장르의 방송은 소위 게스트빨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는 없다.

누가 이다해와 윤소이가 방송에 나와 이처럼 화끈한 멘트로 모두를 기절초풍시킬지 예상이나 했을까?




 

 


이 날 방송의 최고점, 윤소이의 화끈한 입담은 무심히 툭 던진 탁재훈의 한마디였다.

평소 신동엽에게 궁금한 것이 없냐는 것인데, 윤소이는 실제로 궁금한 것이 꼭 하나 있었다.

바로 원래 좀 야하냐는 것이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질문에 신동엽은 3초만에 귀까지 빨개졌는데, 

두 눈동자가 초롱초롱하게 빛난 그녀의 궁금함은 이러했다.

남자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야한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신동엽 역시 평소에 그런 생각을 자주 오래하니까 진행을 하면서 멘트로 자연스럽게 처지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급작스러운 질문에 MC들 모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신동엽은 평정심을 이내 찾고 일이니까 야한 얘기도 하고 그렇다고 했지만, 급기야 옆에 있던 김준현마저 사석에서도 왜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느냐며 핀잔을 주어 모두가 포복절도했다.


  김준현 "하루종일 평생 일만해~ 일벌레야 일벌레! 일 중독증이야 아주 병원가봐야 해~"

  탁재훈 "제발 근로자의 날에는 쉬었으면 좋겠어!!"

  신동엽 "내 꿈이 뭔지 알어? 일하다 죽는거야!!"

  

  제작진의 재치있는 자막이 한술 더 떠 빵터지게 한다.

  <신동엽의 치열한 야근 현장 인생술집> 





이다해와 윤소이 덕분에 19금 전환의 첫 방은 나름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제작진 뿐만 아니라 MC들 역시 마음 한 켠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일텐데, 예상 외로 큰 한 방을 터뜨려 준 덕분에 오히려 부담감만 늘게 한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제 아무리 19금을 내걸기는 했지만 여전히 술자리를 방송에 내보낸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하다하다 이제는 대놓고 음주를 조장하며 차마 방송에 내보내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선보이는 것 자체에 불편한 마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술을 마시며 잡설들을 늘어놓는다고 하여 무조건 비난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들 살아가면서 동료들과 함께 하루의 피곤함을 마무리하는 술자리가 무조건적으로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것이 방송으로 어떻게하면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보여지게 할지는 전적으로 제작진의 몫으로 남을 것이다.


혼술족들이 <인생술집>을 즐겨본다고 한다.

한 잔 하고는 싶지만 또 누군가와는 술잔을 마주하고 싶지 않을때 방송으로나마 함께 술 한잔 기울이며 위안을 받고 울고 웃으며 하루의 고단함을 덜어내는 것만으로도 이 방송의 존재가치는 있다고 본다. 

19금 전환이라는 날개를 달고 <인생술집>이 앞으로 어떤 방송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켜 나갈지 기대가 된다. 아직 방송으로 몇차례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몇 번의 시행착오는 분명 겪어야 할 것이다. 물론 회가 거듭할수록 문제가 되는 부분들이 있다면 조금씩 다듬어나가면 될 것이니 조금만 더 너그러이 방송을 지켜보았으면 좋겠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