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7. 2. 8. 10:51



<한끼줍쇼>를 통해 오랜만에 강호동과 김종민의 만남이 이뤄졌다.

오랜시간 자신과 동고동락했던 동생이 어느새 성장하여 대상까지 받았으니 마치 출세한 자식을 바라보듯 강호동은 무척 대견스러운 눈치였다. 게다가 친한 형, 동생 사이를 넘어 자신을 존경한다며 이경규에게 자랑을 늘어놓기까지 했는데, 너랑 헤어지고 나서 오히려 잘된거라며 찬물을 끼얹는 이경규가 야속하기만 했다.  


그런데 촬영이 시작된 이후부터 김종민은 강호동의 마음과 조금은 다른 듯 보였다.

모르는 바 아니었지만 두 MC의 극명한 진행방식 차이가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그저 동네 한바퀴 조용히 돌아다니며 해가 저물기만을 기다리는 이경규와 달리 동네 시민들과 인터뷰를 하느라 이곳저곳 바삐 돌아다니는 강호동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일 거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시종일관 홀로 다니는 이경규가 마음에 걸렸는지 조금씩 곁으로 간 김종민을 발견한 강호동은 갈림길에서 자신에게 오라며 외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승부욕이 발동한 이경규마저 단호한 어조로 김종민의 발걸음을 묶어버렸는데 자신에게 오지 않는 김종민을 향해 강호동은 서운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장난으로 시작한 김종민 쟁탈전이 어느새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끝내 누구 하나 선택하지 못하고 이럴바엔 집에 가겠다며 울상이 되어버린 김종민을 바라보는 강호동의 표정은 무척이나 씁쓸해보였다. 하지만 그가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은 강호동과의 의리가 있다손 치더라도 연장자이자 방송 선배인 이경규를 따르고 곁에서 챙기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이 흘러 팀을 나눠야 하는 시간이 되었을때 강호동의 서운함은 진심으로 대폭발했다.

김종민이 공식적으로 이경규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김종민의 멱살을 잡고 온 몸으로 섭섭함을 토로하는 강호동에게 참다 못한 김종민이 한마디 시원하게 던졌다.



 


"(못 본 사이) 말 되게 많아졌어요!"


날카로웠다.

비수처럼 꽂힌 김종민의 한마디로 강호동은 아무런 반론도 하지 못한 채 허탈한 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할머니와 인터뷰 30분 개와 15분을 한다며 이경규에게 하소연을 하는 김종민은 진심으로 지친 눈치였다. 오랜시간 함께 방송을 한 사이지만 못 본 사이 그의 인터뷰 욕심이 더 커져버린 것을 알아차린 김종민은 그래서 형을 위해 따끔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시청자 의견을 꿰뚫고 있는 듯한 김종민의 한마디는 강호동에게 많은 것을 곱씹어보게 할 것이다.

그 역시 프로이기에 누구보다 자신의 곁에서 함께 방송을 한 동생의 조언을 흘려듣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민들을 상대로 하는 프로그램의 성격상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강호동의 마음은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가까운 동생의 조언은 새겨들을 가치가 있어보인다.


김종민이 시종일관 강호동을 섭섭하게 내버려 둔 것만은 아니었다.

술자리에서 너무나 무서웠던 이경규를 따를 수 밖에 없었던 속사정을 강호동에게 털어놓으면서 이해를 구했기 때문이다. 어느새 형만큼 멋진 동생으로 김종민이 성장했다. 어수룩해 보이고 신바라며 우스갯소리로 불리우고는 있지만 10년 가까운 세월 1박2일을 출연하면서 잔뼈가 굵어질대로 굵어진 베테랑 예능인으로 성장한 김종민의 충고를 강호동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앞으로의 방송이 궁금하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