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5. 4. 18. 09:02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도 사운드의 강렬한 도움 없이 오로지 자신의 목소리로만 승부수를 걸었던 김경호가 나가수3 가왕전 결승 무대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가왕전 결승으로 가기 위한 1:1 경연에서 그의 상대가 소찬휘로 정해졌을때만해도 승부는 소찬휘에게 기울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한 이가 더 많았을 것입니다. 이미 그녀는 여러 라운드를 거치면서 매회 청중평가단에게 호평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최고의 무대를 선보였고 상위권의 성적을 늘상 거두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5라운드 두 차례의 무대에서 하위권의 성적을 거두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김경호의 승리였습니다. 피말리는 경연을 모두 끝낸 뒤 최종결과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가 불리는 순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할 말을 잃은 김경호의 얼떨떨한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이번 무대는 앞서 두 차례 경연에서 청중평가단의 마음을 제대로 얻지 못한 김경호에게는 반드시 자존심을 회복해야만 하는 중요한 무대였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의 선곡은 엉뚱하게도 청중평가단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너무나도 생소한 윤시내의 <열애>였습니다. 이 곡은 특유의 허스키한 보이스와 더불어 격정적이며 원곡 가수의 범접할 수 없는 강렬함 때문에 어설프게 무대에 올랐다가는 본전도 제대로 못 찾고 내려올 수 밖에 없는 난해한 노래입니다.



하지만 나가수1을 시청했던 사람들이라면 김경호의 이번 발라드 선곡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의 전략은 치밀했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습니다.

록 편곡을 너무나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소찬휘가 이번 무대에서도 전처럼 파워풀한 무대를 선보일 거라는 예상을 했는지 김경호는 오히려 그녀와 정반대인 무대를 선보이며 철저하게 차별화를 두었고 예상은 적중하였습니다.


김경호 자신이 늘상 보여주었던 파워풀한 편곡과 퍼포먼스로 소찬휘와 정면 승부를 벌였다면 결과는 더욱 예측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청중평가단들은 그동안 몇차례 봐왔던 소찬휘의 무대보다는 숨도 쉴 수 없을만큼 비장미를 더하며 파격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던 김경호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저 단순히 정면 대결을 피했기 때문에 청중평가단이 김경호의 손을 들어준 것은 아닙니다.

록 가수가 강렬한 사운드와 퍼포먼스를 제외한 채 오로지 자신의 목소리로 승부를 건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소찬휘가 김경호의 무대를 조심스럽게 염려했던것도 그 때문입니다.


청중평가단의 절반을 차지하는 젊은 세대들이 전혀 모를 수 밖에 없는 윤시내의 <열애>를 선곡한 것, 이미 그가 가왕전 결승에 진출하기 위한 욕심보다도 자신이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은 무대를 후회없이 보여주고자 하는 굳은 의지 그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그의 진심은 통하였습니다.


오로지 첼로, 피아노, 플루트 세가지 악기만으로 이루어진 단촐한 구성과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과연 열정적인 윤시내의 곡을 소화해 낼 수 있을지 기대 반 염려 반인 무대였지만 모든 것은 기우에 불과하였습니다. 보컬의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 밖에 없는 무대에서 오히려 강렬한 사운드를 벗겨낸 김경호의 담백하고 애절한 목소리는 청중평가단의 마음을 송두리째 뺏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무대에 오른 순간부터 내려오기까지 스탠드 마이크앞에 꼿꼿이 서서 두 다리의 미동없이 온전히 노래에만 집중하는 김경호의 모습은 좀처럼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이제는 파워풀한 모습을 보여주겠지 하는 모두의 기대를 보기좋게 뒤통수 쳐버린 통쾌함도 여운이 남습니다. 김경호는 이번 가왕전 6강의 피말리는 무대에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폭발하는 에너지를 묵묵히 잘 참고 견뎌냈습니다. 함께 결승에 오른 박정현과 양파의 저력 역시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비축해 둔 열정을 다음 무대에서 제대로 폭발만 시켜준다면 김경호의 가왕전 우승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출처-MBC 나는가수다3>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