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4. 6. 20. 09:01



자극적인 소재도 없었고 억지 웃음도 없었습니다.

팬들은 스타를 바라보며 살아온 소중한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스타들은 힘들때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자신들을 든든히 지켜준 팬들의 사랑을 재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웃음과 더욱 예상치 못한 감동 어린 사연들이 전해진 국내 최초 합동 팬미팅 프로그램 <별바라기>의 첫 회는 그야말로 성공적이었습니다.


물론 강호동의 야심찬 목요예능 도전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약간의 시행착오와 함께 동시간대 유재석이 진행하는 <해피투게더>라는 견고한 국민예능이 이미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일반인들과 교감하는 <스타킹>을 오랜시간 진행하고 있던 강호동에게 또다시 연예인과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으로 목요예능에 도전하는 일은 얼핏 무리수라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습니다. 전혀 다른 포맷이긴 하지만 웬지 <스타킹>의 재탕이 아닐까라는 예상이 심심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토크 형식을 띠는 예능프로그램 첫 방이 언제나처럼 최근에 가장 '핫'한 인물들을 출연시켜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으려고 애쓰는 반면, 첫 회 게스트인 오현경, 윤민수, 우지원의 등장은 상대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에는 조금 부족한 느낌도 없지 않았습니다. 또한 강호동의 조력자 역할인 고정패널로 등장한 송은이, 김영철, 임호, 키 역시 신선한 느낌은 다소 떨어져 보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별바라기>는 은은하지만 깊고 진한 여운으로 상상 이상의 파괴력으로 무장한 채 시청자들과 만났습니다. 무엇보다 강호동의 진행방식에 변화가 느껴졌는데, 언제나처럼 화이팅 넘치긴 했지만 웬일인지 일정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 절제력을 보여준 것입니다. 철저하게 선을 긋고 자신이 나서야 할 부분까지만 정확하게 지켜내는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야심차게 도전한 목요예능 첫 방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스타와 팬 사이에서 중립적인 위치를 최대한 고수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좀 더 분량 욕심내어 자신이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가려고 애쓰기 보다는 최대한 자중하며 본인보다는 스타와 팬들의 진솔한 모습이 부각될 수 있도록 한 발 뒤로 물러선 것입니다.



 


 


 



물론 강호동이 이렇게 변화를 줄 수 있었던 것에는 식상할 것만 같았던 고정패널 송은이와 김영철의 찰떡궁합이 큰 도움이 되어주었습니다. 강호동이 전면적으로 나서기 보다는 한 발 뒤로 물러나 전체적인 조율을 하는 동안, 세세한 부분에서 두 사람은 아주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스타와 팬들이 쉴새없이 에피소드를 쏟아내는 동안 강호동이 놓쳤던 부분들을 상기시켜주고 큰 웃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단단히 해냈습니다. 진행과 웃음 그리고 감동 모두를 강호동이 홀로 떠맡았다면 역부족이었을텐데 그런 점에서 송은이와 김영철은 윈윈효과를 거둔 것입니다.


이미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새로울 것이 없을 것만 같았던 세 명의 게스트 역시 자신들을 오랜시간 아껴주고 사랑해 준 팬들과의 만남에서 전보다 더욱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어 인상적이었습니다.

엄마와 딸과 같은 나이차를 극복하고 8년이라는 시간동안 오현경의 곁에서 든든한 힘이 되어준 팬, 어쩌면 그렇게 닮았는지 오빠와 동생처럼 스스럼없이 서로를 디스하기는 해도 마음 속 깊은 애정이 느껴졌던 윤민수의 팬, 그리고 오빠를 응원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단숨에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달려온 우지원의 팬까지, <별바라기>는 진행자부터 게스트 그리고 팬 이렇게 삼박자가 철저하고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앞으로의 순항을 예고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메인 진행자인 강호동의 참여와 기여도가 너무 떨어지고 입심좋은 팬들 덕분에 묻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들 수 있겠지만, 그런 모두를 품에 안고 아우르기 위해 최대한 욕심을 버리고 변화를 모색하며 바쁘게 움직이던 강호동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기에 <별바라기>의 진심이 온전히 시청자들에게 전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화제를 불러일으킬만한 게스트도 고정패널도 없었지만 <별바라기>의 첫 회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일방적으로 한 쪽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스타와 팬 서로가 서로를 마주보고 바라보며 걸어가야만 비로소 하나의 빛으로 오랫동안 빛날 수 있다라는 것을 <별바라기>를 통해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스타와 팬 그리고 시청자들까지 고루고루 바라보려고 애쓰는 강호동의 노력은 더욱 만족스러움을 더해주었습니다.

더불어 강호동의 대표 작품으로 <무릎팍도사>와 <1박2일>을 꼽아왔지만 그리 멀지 않은 시간안에 <별바라기>가 자리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해봅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MBC '별바라기'>


Posted by 믹스라임